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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山) 레져 여행

늘산의 칭다오에서 출발하는 중국 동북3성 자동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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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에서 출발해서 동북 3성 지역 여행을 계획하고 자동차 자가운전을 교통수단으로 결정했을 때 험난한 여정이 상상됐지만 즐겁게 시작했다.
하지만 충분히 대비했지만 추위가 너무 강력했다.

중간에 들러가는 도시 중 적어도 1박 하는 도시는 여러 곳 이 있지만 그중에 기대보다 못한 곳 도 있고 기대만큼 좋았던 곳 도 있다.

우리가 보통 부르는 명칭으로 심양(선양)에 도착했을 때부터 추위를 몸으로 느끼고 준비해 간 레깅스를 입기 시작했다.

베이징도 추웠고 베이징 북쪽 외곽에 있는 만리장성 산행도 적절히 추웠지만 심양에 도착하면서 

 

"아~ 이게 동북 추위구나..

 

생각하게 됐다.

여행 중 대부분 지역에서 네티즌의 별점 위주로 먹는 음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음식은 대체로 다 맛있었다.

▲심양고궁(沈阳故宫)

랴오닝성(辽宁省) 성후이인 심양(沈阳)은 랴오닝성 대표 도시이고 대도시이다.
긴 이동거리 중 들러가는 도시로 선택했고 들러 가면서 심양고궁을 관광하고 가기로 하고 고궁 관광, 그리고 한국 거리나 마찬가지인 시타(西塔 서탑)에서 맛있는 음식 먹고 한국식 커피숍에서 여유 있는 차 한잔 마시며 심양 여행을 이어 나갔다.

심양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는데 같이 여행하는 일행들에게 내가 조크(몰래카메라) 하나 했는데 실패했지만 실패했어도 재미있었다.

심양 고궁에 입장권을 구입해야 하는데(1인당 50위안) 입장하는 문에 사람들이 별로 없길래 장난을 하나 치기로 하고 입구에 대기시키고 혼자 표를 구입하려 갔다가 구입한 표를 안 보여주고 일행에게 말하길 

 

"여기 심양 도시가 한국과 인연이 깊은 도시라서 그런지 한국 사람인 걸 증명하면 무료입장이라고 한다 더라."

 

라고 말하고 표 검사하는 사람에게 또렷한 한국어 발음으로 

 

"저는 한국 사람입니다"

 

라고 말한 뒤 이어서 

 

"워스 한 구워런"

 

이라고 말한 뒤 한국 여권을 보여 주면 무료입장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보면 누가 그런 거짓말에 속을까 생각하겠지만 현장 분위기 때문인지 잘 속아 넘어갔다.
입장객이 없을 때 시도했지만 뒤 따라 들어가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르르 오길래 검표원 하고 실랑이하고 있으면 지나치게 방해할 거 같아서 검표원 앞에서 표는 나눠 주고 입장했는데 일행들은 알려준 중국 말을 열심히 연습했는데 그게 모두 가짜라고 하니까 허탈해 하며 재밌어했다.

심양에서 먹은 음식이나 분위기 모두 좋아서 몰래카메라 같은 조크를 재밌게 받아들였다.

▲심양고궁(沈阳故宫)
▲심양고궁(沈阳故宫)

창춘(长春)으로 이동했을 때부터는 심양과는 또 다른 추위가 이미 한참 전부터 와 있었다.

길거리는 대부분 빙판에 가까웠고 장갑과 모자 없이 외출하는 건 거의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나중에 겪게 될 하얼빈, 목단강 추위에 비하면 그나마 견딜만한 추위였던 건 나중에 알게 됐다.
이곳 자동차들은 스노우타이어가 아닌 차량을 거의 찾을 수 없었고 내가 거북이 운행을 할 때 현지인들은 씩씩하게 운전하는 걸 보며 불안 불안했다.

창춘도 역시 지나가는 도시로 생각했는데 이곳에서도 역시 네티즌의 별점으로 먹을 것 을 검색했는데 이번 거의 한 달여간의 여행 중 최고의 음식을 창춘에서 만나게 되었다.

바로 롱먼화쨔(龙门花甲)라고 하는 바지락당면집인데 중국 다른 지역에서 먹던 화쨔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최고의 맛이었다.
게다가 바지락뿐이 아니고 새우,게 를 주재료로 한 당면 메뉴는 가성비 와 가심비 모두 만족하는 최고 맛으로 판단했다.

같은 이름을 달고 있는 중국 다른 지역에 있는 점포에서 여러 곳 다녀 봤지만 창춘 중에서도 꾸이린루 먹자골목에 있는 롱먼화쨔보다 맛있는 집은 찾을 수 없었다.

창춘도 하얼빈처럼 빙설제가 여러 곳에서 열리는데 내가 때를 잘못 잡아서 일주일 이상 기다려야 오픈 예정이라 제대로 된 얼음+눈 축제는 못 봤다.
사실 축제가 있었어도 꼼꼼히 축제를 찾아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중에 하얼빈 추위를 겪고 나니 적당한 추위는 그냥 이길 수 있겠던데 창춘은 처음으로 겪어 보는 동북 추위라서 영하 20도 정도 밖에 안됐어도 너무너무 추워서 밖에 외출하는 거 자체가 어려웠다.

그래도 남호(南湖) 공원에서 수 미터 두께로 얼어 있는 호수를 걸어 다니며 추위를 즐기는 걸로 창춘 여행을 즐겼다.

▲창춘 맥주와 꼬치구이
▲창춘 최고 맛집 롱먼화쨔
▲창춘 최고 맛집 롱먼화쨔
▲창춘 최고 맛집 롱먼화쨔 메뉴
▲창춘 최고 맛집 롱먼화쨔 - 바지락 , 새우
▲창춘 최고 맛집 롱먼화쨔 - 꽃게
▲창춘 최고 맛집 롱먼화쨔 - 참치마요 비빔밥
▲창춘 난후(南湖公园) 얼어 붙은 호수위에서 석양
▲창춘 난후(南湖公园) 얼어 붙은 호수위
▲창춘 난후(南湖公园) 얼어 붙은 호수위에서 석양
▲창춘에 차를 세워두고 하얼빈 다녀왔더니 눈이 쌓여서 트렁크 열기도 어려울 만큼 눈이 쌓였다

단동(丹东)은 북한과 중국 교역이 많은 도시이고 전쟁의 흔적으로 끊어진 다리도 있고 강 건너로 북한 신의주가 훤히 보이는 도시이다.
북한 식당과 북한 상품 전문 매장이 즐비하고 마치 북한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식당에서 흔히 보이는 도시 분위기이다.
대북제재 때문에 도시 분위기가 어두울 거 같았지만 생각 보다 활발하고 상업 활동이 활발해 보였다.

우리나라가 분단 상황이 아니었다면 신의주를 통해서 중국을 가고 중국을 지나 유럽까지 이어질 수 있었는데 ..라고 생각하며 육로를 통해서 중국을 여행하는 걸 상상해 봤다.

단동에서 신의주로 넘어가서 북한 여행은 못 해도 아쉬움을 달래는 목적으로 압록강 맥주 와 대동강 맥주, 평양 맥주를 사서 마시며 분단된 우리나라를 생각해 봤다.
참고로 평양 맥주와 대동강맥주는 중국 맥주나 한국 맥주와 비교했을 때 좀 더 진하고 강한 맛이 인상적이다.

▲압록강 단교와 조중우의교
▲압록강 단교
▲압록강 단교
▲압록강 단교 - 북한측 신의주 촬영
▲압록강 단교 - 북한측 신의주
▲압록강 단교 - 중국측 단동 사진촬영
▲압록강 단교 - 중국측 단동
▲압록강 단교 - 조중(朝中)국경
▲단동에서 압록강건너 북한 신의주를 바라볼 수 있는 카페
▲북한맥주 - 대동강 맥주,평양 맥주
▲중국 압록강맥주

대련(大连)도 여러 볼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중국의 여느 도시처럼 겨울엔 한산하거나 아예 운영을 안 하는 곳 이 많다.
네티즌의 도움을 받아 대련에서 가 볼 곳을 찾아보니 따이지에(歹街) 도 있고 바닷가에 있는 베네치아를 모델로 만든 관광지가 있어서 두 곳을 다녀왔다.

따이지에는 대련의 대표 먹거리 골목인데 절반 이상의 점포가 문들 닫아둔 상태이고 추워서 그런지 행인도 별로 없었다.
사진으로 볼 때는 사람들과 어깨 부딪혀 가며 걸어가야 하는 골목이었는데 말이다.

베네치아 거리도 마찬가지로 물길에 배 띄워 뱃놀이하고 사공이 노래 부르는 걸 상상 하고 갔지만 물길은 말라있고 근처에 문연 곳 도 거의 없었다.
중국에서는 추위가 상품인 곳 이외에는 겨울에 활성화된 여행 스팟이 별로 없는 거 같다.

대련에서도 역시 현지 맥주 마시고 해산물과 양 꼬치 그리고 마트에서 장 봐온 삼겹살 등을 숙소에서 구워 먹으며 대련 여행을 마무리했다.

중국에서 이름 지을 때 희한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귀한 자식일수록 천한 이름(개똥이 등)을 짓는 풍속이 있었는데 그것과 같은 맥락인지 모르겠지만 이상한 이름을 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련에 따이지에 [歹街]가 그런 거 중 하나인 거 같다. 따지에는 사전적인 의미로는 '악(恶) 한 거리'인데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 그런 이름을 지은 건지 모르겠다. 다른 곳(칭다오 청양)에서도 마을 이름이 '원수의 집안'[仇家]이라는 마을도 봤는데 왜 그렇게 험한 이름을 지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120년 역사의 대련 따이지에
▲대련 맥주
▲대련에서 대련 맥주와 꼬치음식
▲대련에서 옌타이 가는 페리 사람 배표와 자동차 배표
▲대련에서 옌타이 가는 페리
▲대련에서 옌타이 가는 페리
▲대련에서 옌타이 가는 페리에서 사 먹은 식당 밥

창춘(长春)에서 단동(압록강) 거쳐서 대련(大连)까지 왔고 대련에서 칭다오로 복귀할 때 육로로 이동한다면 약 1,400km이고 쉬지 않고 운전한다면 약 15시간 걸리고 톨게이트 비용은 약 600위안이 필요하다.

그래서 발해만(渤海湾)을 페리에 자동차 싣고 옌타이(烟台)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사람은 200위안, 승용차 1대는 700위안의 배표 값이 든다.
육로 이동 보다 싸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페리를 이용해서 옌타이까지 이동했다.

동북 지역에서 산둥성(山东省)이나 남방으로 이동하는 대형 화물차가 주로 이용하는 페리라서 배에 자동차 싣는 과정에서 승용차는 몇 대 안되고 대부분 대형 화물차였다.
아마도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대련과 옌타이 간 다리를 건설하지 않을까 싶다.

겨울에 따뜻한 지역을 여행하고 싶기도 하겠지만 우리나라 기온이 점점 아열대처럼 변해가고 있고 겨울이 되어도 눈 구경도 못 하는 지금의 날씨 때문에 겨울에 진한 겨울 도시로 여행하는 재미가 좋다.

다음 겨울에도 다시 여행하고 싶기도 하다.
다시 겨울에 겨울도시 여행한다면 준비도 철저히 하고 말 그대로 추위를 즐기며 여행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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